약 2년 정도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며 경험했던 내용을 후기로 공유합니다.
해외에서의 짧은 삶을 정리하고 한국에 오니 무언가 새로운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스트하우스 운영]과 같이 재미있을 것 같은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외국인과 소통도 하지만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좀 더 알리고 싶었습니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파트타임으로 일을 할까 고민도 해보고, 경복궁에서 관광 가이드를 하려고 알아보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고민을 거듭하다 런던에서의 [공유 숙박업] 과 [게스트하우스] 경험이 계속 떠올라 사업처럼 직접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스트하우스는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것 같아 공유 숙박업을 시작하기로 결정하고 괜찮은 장소를 찾기 위해 서울을 계속 관광(?)하였습니다.
인사동 주변이 가장 마음에 들어 부동산에 문의를 했더니 보증금과 월세가 너무 비싸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종로쪽이 Central이기 때문에 외국인들도 좋아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어느 도시든지 Central을 선호 하니까요]
결국 을지로, 광화문, 홍대, 김포공항중에서 홍대입구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공유 숙박을 시작할 때는 [법적인 정보]를 전혀 무시한 채 부동산과 계약을 해버렸습니다. 물론 공인중개사분께는 자취를 위한 임대라고 말했습니다.
보증금 500만원과 월세 80만원으로 오피스텔을 계약을 하였고 대형 TV와 침대 등을 구입하니 약 150만원 정도가 들었습니다. 인테리어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기타도 가져다 놓고 TV도 벽걸이로 걸었습니다. 최대한 무난하고 깔끔하게 보이도록 했고 침대는 패턴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선택했습니다. [침대 이불은 자주 빨아야 하는데 오물이 묻어 있을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약간의 피가 묻어 있는 것을 보고 조금 황당했는데 패턴이 있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휴대용 와이파이 [에그]도 준비하였고 BTV도 3년짜리로 계약을 하였습니다. 손님들이 충분히 쉴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여행객은 티비를 안 본다는 저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휴대용 와이파이도 매우 좋은 아이디어였던 것 같습니다.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운영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수익에 대한 확신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공유 숙박 플랫폼이 다양하게 있었고 어느 사이트에 올려야 할지도 몰랐습니다. 어떻게 예약을 받고 여행객과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할지도 몰랐습니다. 에어비앤비를 포함한 5개 정도 사이트에 사진과 가격 정보를 올리고 무작정 기다렸습니다.
어느 날부터 에어비앤비에서 예약이 막 밀려들어왔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이트에 올린 정보는 모두 내리고 에어비앤비만 집중을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예약이 들어오는 대로 다 받았는데 예약 기간과 날짜가 애매한 건 안 받았습니다.. 숙박일은 수익과 직결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1박에 약 11만~13만원 정도를 받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매달 약 200만원 정도가 들어왔고 월세와 기타 비용을 제외하면 100만원 정도가 남았습니다.
청소는 모두 직접 하였습니다. 최소 4~5시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청소가 살짝 멘탈을 흔들었습니다.
[ 왠 Con돔... 응? ]
호..혼자 여행 오지 않았니?
호스트가 아니라 청소부로 더 많은 시간을 할애 한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코로나 때문에 소독도 해야 된다고 합니다.
[호텔 수건 접는 법] 유튜브도 보고 계속 따라했는데 하다가 지쳐서 수건 던지고 막...그랬습니다.
빨래를 널어 말려야 했기 때문에 남는 시간에는 계속 청소를 하였습니다. 체크아웃을 하고 나가면 항상 머리카락과의 전쟁을 하였습니다. 머리카락에 조금 예민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평점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호스트의 후기들을 읽다 보니[머리카락]을 발견하면 사람들이 평점을 낮게 주는 것이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평점이 모든걸 좌우한다는 공식을 얻었습니다.
★★★★★
제가 생각해봐도 해외로 여행을 가서 설레는 마음을 안고 현지 집에 들어갔는데 침대에 머리카락이 자꾸 보이면 진짜 실망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청소하는 시간을 벌기 위해 연달아 예약을 받지 않았습니다. 사실 스케줄 관리를 잘해야 수익이 남는데 저는 청결을 가장 중요시했습니다.
월요일에 체크아웃을 하면 화, 수요일에, 다음 예약을 받았습니다. 어떤 호스트들은 당일날 바로바로 예약을 받는데 그건 너무 위험성이 높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시간 여유가 있었고 게스트들에게 Late 체크아웃과 Early 체크아웃을 언제든 오케이 해줬습니다. 짐 보관도 당연히 해줬고요.
몇몇 호스트분들인 셀프 체크인을 하도록 도어락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것 같았는데 저는 그런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최대한 전철역에서 기다렸고 짐을 들어 같이 집에 들어왔습니다. 게스트들이 낯선 전철역에 도착했는데 [나의 호스트]가 기다려주면 정말 기분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집에 오면 주변 환경과 정보들을 알려주었고 가끔 [한국요리]도 사주었습니다.
이 방법 때문인지 평점이 굉장히 좋았고 1년동안 다시 오는 게스트들도 있었습니다. 한 번은 외국 유명 유튜버 커플이 왔었는데 같이 식사했었던 좋은 기억이 있습니다.
저의 경우 부산이나 다른 도시에서 오는 한국인은 받지 않았습니다. 물건 도난,분실의 우려도 있었고 신고의 위험이 있었습니다. 공유 숙박업은 사실 불법의 경계선에 있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오피스텔에서 공유 숙박업은 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그걸 나중에 발견되어서 약간 조심했던 것 같습니다. 단속에 걸려도 벌금만 낸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도시민박업으로 등록하려고 조사를 많이 하였는데 [도시민박업] 지정을 받으려면 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현장 심사과 공중 관리 위생법, 소방법 등등 조건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집주인이 함께 거주하고 있어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제가 계약한 오피스텔은 원룸 형태였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관광경찰들이 단속을 하려고 엘리베이터에서 기다리는 것을 보면서 약간의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피스텔에 문어발식으로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가격을 내리는 일이 잦아졌고 결국 [공유 숙박업]을 접기로 하였습니다.
제 주변에 직장인 분들이 에어비앤비 운영에 대해 자주 문의를 주셨는데 직장인들이 하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락도 자주 올 수 있고 여행객 분들에게 돌발상황도 발생 할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시간 조율이 자유로우신 분들께 추천하지만 직장인은 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사실 본인이 청소 안 하고 청소업체 이용하면 남는 게 없는 것 같습니다. 리스크 비용과 초기 투자 비용까지 다 생각하면 여러 개를 동시 운영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정말 재미있었고 만약 기회가 된다면 합법적으로 다시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결론 : 에어비앤비는 재미있다. 그런데 수익이 나지 않으면 가슴이 찢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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